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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

문어야, 미안해..

어머니께서 생문어를 보내셨다. 배송받은 스티로폴 박스를 열어 보니 비닐 봉지에 커다란 문어 한 마리가 들어 있었는데, 그냥 살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엄청 팔팔했다. 냉동실에 넣어두면 기절한다는 얘기기가 있어 10여 분간 넣었다가 꺼냈는데도 봉지에서 꺼내기조차 힘들 정도로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다. 우리집엔 이 녀석을 손질할 사람이 없는데... 이런 경우 가장이라는 이유로 내가 총대를, 아니 식칼을 들어야 한다. 다리를 자르고 머리를 가르는 과정에서 몸에 힘이 쪽 빠져 소금과 밀가루로 씻는 작업은 딸아이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. 문어와의 사투 후 네 시간이 지났는데, 아직도 손이 덜덜 떨려 마우스를 움직이기 힘들 정도이다. 

 

 

어찌됐건 데쳐서 맛있게 먹고 끓인 물로는 국수까지 만들어 두 끼를 해결했다. 맛은 있었지만, 또 보내신다면 어떻게든 고사하고 싶다는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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